대구디지털진흥원, 데스밸리 벤처기업 수호천사 (2015.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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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3년 차가 되면 망할지, 흥할지 판가름납니다. 이 시기를 잘 넘기는 게 중요하죠."

㈜에스엘티(대표 김영옥)는 공개된 장소에 입장하는 방문객 수를 세는 '피플 카운팅'(People counting) 기술로 2012년 12월 대구에서 창업했다. 국립공원이나 시민공원처럼 매표로 방문객 수를 확인하기 어려운 장소에 지능형 카메라와 연동한 계수(計數) 시스템을 설치해 정확한 방문객 수를 세는 기술이다. 적외선을 이용하는 기존 계수 방식보다 오차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창업 4년 차인 에스엘티는 올해 (재)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의 지원사업 대상에 선정돼 2천500만원의 기술 업그레이드 재원을 확보, 매출 증대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곳 손성직 이사는 "고객들의 업그레이드 요구는 많지만, 판매가 확대되지 않은 사업 초기에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게 창업 초기 기업의 현실"이라며 "진흥원의 자금 지원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원장 양유길`이하 DIP)이 '데스밸리'(Death Valley`죽음의 계곡)에 갇힌 창업 초기 기업 지원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데스밸리는 창업은 했지만 후속 자금 조달이나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장 진입에 실패하는 '창업 후 3~5년'을 일컫는 말이다.

매년 창업 기업 수는 증가하지만, 생존하는 기업이 적은 이유다. 한 벤처기업인은 "창업 1년 만에 창업자금 다 쓰고 2년 차에 정부 과제로 겨우 연명하는데, 3년 차에 고객이 제품을 사주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며 데스밸리가 창업자의 첫 고비라고 지적했다.

 

DIP가 올해부터 시행한 '창업 초기 기업 소프트웨어 제품 상용화 지원사업'은 데스밸리에 직면한 창업 5년 이하 지역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지속적인 생존을 돕고 있다.

 

현재 소프트웨어 분야 창업 초기 기업을 대상으로 ▷신규 제품 출시를 위한 기술개발 지원 ▷지원기업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전문가 세미나 ▷소프트웨어 품질교육 및 컨설팅 ▷소프트웨어 자산관리 컨설팅 등 제품 상용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을 수행하고 있다.

대상 업체는 쎈정보기술㈜, 지엘테크21㈜, ㈜군월드, ㈜네오컬처, ㈜니어네트웍스, ㈜에스엘티, 고고컴퍼니, ㈜인솔엠앤티, ㈜고퀄, 어썸나인 등 10곳이다.

 

어썸나인(대표 김태현) 경우 페이스북 이벤트 앱 제작 솔루션의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데, DIP의 이번 지원사업 선정을 통해 다양한 외국 고객 확보에 도움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IP 양유길 원장은 "잠재 역량이 충분함에도 기술개발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창업 초기 기업을 대상으로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발굴하고, 성장 단계에 안착할 수 있도록 기업 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병고 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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