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경제단체장-새 정부와 대구시에 묻는다] <5>박윤하 대경ICT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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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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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강국은 디지털 패권 경쟁 중, 결국 반도체 전쟁에서 승패 갈릴 것”
“대구경북 다시 ICT산업 메카로 거듭날 가능성 충분해, 제2·제3 알파시티 필요”
“소프트웨어 놀이문화 구축해 어린이부터 중장년까지 자연스럽게 ICT 접하도록 해야”
박윤하 대경ICT협회장. 채원영 기자


매일신문은 대구경북 경제단체가 새 대통령, 새 대구시장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하며 앞으로 펼쳐질 지역경제를 전망한다. 다섯 번째 순서는 박윤하 (사)대경ICT협회장(㈜우경정보기술 대표)이다.

대구경북 ICT(정보통신기술)업계를 대변하는 단체 수장을 맡은 박 회장은 지난달부터 (사)대구경북첨단벤처기업연합회 회장직까지 맡으며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박 회장을 만나 지역 ICT업계의 미래와 당면 과제를 들었다.

-기업을 경영하는 일도 바쁠 텐데, 두 경제단체 회장직까지 맡았다. 어떤 이유에선가?

▶회사 일도 일이지만 사단법인에서 지역업계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해 고민 끝에 수락했다. 지금 사회는 벤처기업가정신이 많이 무너져 있다. 젊은이들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 또 현재 ICT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요동치고 있다. '디지털 패권'을 차지하려 열강이 경쟁하고 있다. 결국 디지털 패권은 반도체 전쟁으로 귀결된다. 하루가 다르게 판이 바뀌는 이 시기에 지역이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대구는 대한민국 ICT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판을 잘 잡아서 대구를 ICT산업 메카로 부흥시키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

-반도체 전쟁의 중심에서 대구가 공적을 세울 수 있다고 보는 건가?

▶지금은 지역에 빅테크 기업이 많이 사라지고 인재도 떠나는 상황이지만, 대구는 이전부터 ICT산업의 중심지였다. 대구의 ICT기업 매출은 전국에서 수도권, 부산 다음으로 높고, ICT 관련 학과에서 매년 3천명의 인재가 배출된다. 수성알파시티에는 비수도권에서 가장 큰 소프트웨어클러스터가 있다. 대구가 다시 ICT산업의 메카로 떠오를 수 있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ICT산업에 많다. 또 ICT산업은 대규모로 고용을 일으킨다. 결국 대구의 ICT산업 부흥이 지역의 미래와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반도체 전쟁에서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엔데믹 시대 모든 이슈가 반도체 전쟁과 디지털 패권으로 모일 것 같다. 어떤 산업이든 반도체 기반 위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선도적으로 치고 나갈 절호의 기회다. 한국은 이미 반도체 역량이 대단한 나라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가 아닌 시스템 반도체는 아직 비중이 작다. 시스템 반도체는 작은 것 하나에 몇천만원을 호가한다. 부가가치가 큰 만큼 앞으로는 국가적으로 시스템 반도체 역량을 키울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새 정부에 전달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ICT업계의 지역현안에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한 예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구센터가 건물을 다 짓고도 아직 정식 운영을 못 하고 있다. 예산 반영이 잘 안 되는 듯하다. 대구센터가 잘 운영되면 지역 고용창출은 물론 산업 생태계 형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지역에서 매우 중요한 인프라인 만큼 하루빨리 정상 운영돼 기업과 협업도 하고 많은 데이터 서비스도 제공했으면 좋겠다.

-새 정부 시대에 대구경북 ICT업계가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중앙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에서도 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적절한 예산 배분으로 지방도 원활한 디지털 전환을 해야 한다. 경북은 첨단산업이 하나의 산업 축이고 대구는 첨단산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다. 활발한 디지털 전환을 통해 대구경북이 첨단산업을 더욱 발전시키고 다른 분야까지 자연스럽게 확장하는 그림이 됐으면 한다.

박윤하 대경ICT협회장. 채원영 기자


-수성알파시티 발전에 대한 생각이 있다면?

▶한강 이남의 최대 소프트웨어클러스터인 수성알파시티를 더욱 성장시키는데 기업과 대구시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관심이 필요하다. 현재 수성알파시티 구성에 만족하면 안 된다. 제2알파시티, 제3알파시티로 키워나가야 한다. 수성알파시티의 당면 과제는 주차난과 문화시설 부재다. 수성알파시티가 활성화되려면 젊은이들이 쉽게 출퇴근하고 놀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대중교통이 턱없이 부족하고 식당이나 카페 같은 머물 수 있는 문화시설이 없다. 앞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다.

-새 대구시장에게 전하고픈 말은 무엇인가?

▶기업과 정기적으로 만났으면 좋겠다. 자주 만나 머리를 맞대고 현안을 고민했으면 한다. 대구는 그동안 신성장 산업으로 ICT산업을 키워왔다. ICT는 제조업 같은 다른 산업의 혁신에도 필수적으로 연결된다. 결국 앞으로는 ICT와 다른 산업의 융합에서 승패가 갈린다. ICT는 다른 산업과 만나고 융합해야 빛을 발한다. 중요한 분야인 만큼 대구시가 꾸준히 업계와 소통하고 교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새 대구시 체제에서 ICT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갔으면 좋을지?

▶홍준표 당선인이 ABB(인공지능, 블록체인, 빅데이터)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안다. 관건은 ABB 기술 확보를 바탕으로 어떤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할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공항 이전으로 대규모 부지가 생기는데, 글로벌 R&D 연구단지가 조성됐으면 한다. 공항 후적지는 관광이 아니라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 글로벌 물류망도 신공항으로 충분히 확보된다. ICT산업 부흥으로 대구가 국제도시가 되고 경북대가 서울대, 하버드대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는 미래를 기대한다.

-대구경북의 ICT산업이 더욱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전 세계 각국이 ICT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구경북도 많이 따라가고 있지만 신기술을 선도하지는 못하고 있다. 실패도 데이터다. 혁신적인 기술개발은 비록 실패하더라고 그 자체가 데이터고 경험이 된다. 과감하게 투자하고 기술개발 환경을 구축하고 데이터를 개방·공유했으면 좋겠다. 또 한 가지는 '소프트웨어 놀이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자칫 어렵게 생각할 수 있는 ICT를 어린이부터 젊은이, 중장년까지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한다. 가상공간 공동체험관, 메타버스를 활용해 디스코팡팡을 구현하는 메타팡팡같은 놀거리를 만들면 자연스럽게 ICT가 일상에 녹아들지 않을까. 젊은 ICT인재가 다른지역으로 떠나지 않게 하는데도 놀이문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이 계속해서 혁신하려고 해야 한다는 점이다. 먹고 사는 것에 집중하다보면 혁신은 놓칠 때가 많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계속해서 혁신의 끈은 놓지 말아야 한다. 기업이 혁신하고 지방정부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중앙정부가 도울 때 최상의 결과가 나온다. 기업 스스로가 연구개발 결과물을 공유하는 적극적인 자세도 필요하다. 새 대구시와 새 정부 체제에서 대구경북 ICT산업이 퀀텀점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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